얼마 전 태안의 한 펜션에서 길냥이를 데려왔습니다. 펜션에서 형제와 함께 잘 지내고 있는 아이를 데려오는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, 고민 끝에 데려왔죠. 저처럼 길냥이를 입양하려는 분들을 위해서 주의할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. 꼭 참고해주세요.
길냥이를 데려오려는 이유는 대부분 불쌍해보여서, 가여워보여서, 위험해보여서, 아픈 아이를 치료해주다가 입니다. 저 중에 불쌍해보여서, 가여워보여서 데려오는건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. 길고양이들은 엄연한 '야생동물'입니다. 이들도 이들의 세상에서 잘 살고 있는 존재들인데 '사람의 기준'에서 판단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.
길냥이를 입양해야 하는 경우는 나머지 2가지 입니다.
-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
- 치료가 필요한 상황일 때
입니다. 위 같은 경우 길냥이 입양을 고려할 수 있는데, 주의해야 할 점은 '돈'이 꽤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. 야생생활을 하는 고양이들은 항상 어딘가 아파 있습니다. 치료비로 적게는 50만 원, 많게는 100만원 이상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. 무작정 집에 데려왔다가 치료비 때문에 다시 본인의 동네에 방생하면 절대 안 됩니다. 냥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납치당했다가 생판 모르는 외국에 풀어진것과 다름이 없습니다.
만약, 본인이 재력이 없다면 고양이들이 위험하더라도, 치료가 필요하더라도 지나치는게 맞습니다. 사람도 그러하듯 '돈' 없이는 개뿔도 못하는게 이 세상입니다. 돈 없는 사람들은 제발 부탁컨데 고양이를 키울 생각도, 도울 생각도 하지 말길 바랍니다.
일단 길고양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했으면 아래 절차를 따릅니다.
- 병원에서 가서 건강검진 받기 (30~70만 원)
- 상태에 따라 입원 및 치료 받기
- 집으로 데려온 후 작고 안정적인 공간에 집 마련해주기
- 화장실, 먹이, 물 마련해주기 : 먹이는 로얄캐닌이 좋으며 나이에 따라 결정
- 1~2주 동안 건드리지도 말고 부르지도 말기
입니다. 집으로 데려왔다면 안정적인 환경을 마련해 준 뒤 자극해서는 안 됩니다. 새끼고양이들이라면 하루만에 적응하는 경우도 있지만, 성묘를 데려왔다면 길게는 한 달, 정말 예외적으로 1년 동안 적응하지 못하는 고양이들도 있습니다. 어쨌든 고양이 입장에서는 '납치'되어 온 것과 다름이 없다는걸 인지해주세요.
위와 같은 절차대로 한 뒤 고양이가 집 안을 돌아다니고 사람이 있는데도 모습을 드러낸다면 이 때부터 천천히 사람과 교류를 시작합니다. 이 때 고양이가 사람과 교류를 피한다고 하여 억지로 다가가거나 만지려고 하면 안 됩니다. 고양이의 성격에 따라 평생 사람이 만지는걸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. 저희집 고양이가 이래요. 개놈시끼가..
어쨌든, 고양이를 키우는건 여러분의 환상과는 많이 다릅니다. 특히 '돈'이 많이 듭니다. 제발 돈 없는 사람들은 뭘 키울 생각 하지 마세요. 사람이든 동물이든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99% 돈 때문에 발생합니다. 나 하나 책임질 돈도 없는데 다른 생명을 책임지려고 하지 말아주세요. 이상입니다.